Climbing the Half Dome Regular North West Face.
Before starting to the Half Dome
In total five members. This shot was taken just before we headed for Half Dome. The support team was working hard at the first 6 pitches in Half Dome. We prepared enough water and food. But that turned out to be what I had thought. The fact is we did not prepared enough. As far as I know Sungho, Grim and Soohyoung was extremely stingy. I had to spend hard time in Half Dome not being able to eat enough. It was really hungry climbing.
At the lower part of route. Probably 3rd pitch. Inje
We reached the bottom of Half Dome rock at 7 o'clock in the morning. Our origininal plan was to bivy last night here. But unfortunately in the course of approach we got lost and spend the previous night in some far-reaching place. Anyhow we could begin climbing as late as at 8 am.
Half Dome 7th pitch
Grim is working hard. This place is 6 th place, where the terrace is wide enough to bivy 5 persons. But the protection is not good enough.
Under the Robbins Traverse. Strong In-Je.
In-Je was a very strong guy. Never has he showed his fatigue. He just performed his assigned work quietly, never complaining about anything. He laughed a lot whatever the situation was. Whereas to my shame I kept complaining "I'm hungry, thirsty, it's too hot..." something like that.
Our courageous female climber. Gr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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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 six o'clock in the morning I hurried up climbing the 12th pitch.
Chimney climbing. But I at last turned around the upper part of chimney because there was no protection. I selected the slightly hard but well protected cr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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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 the popular Thank God Ledge! Thank God Ledge is seen on the left side of picture. The width of ledge was just about 30cm.
When I was crawling across this ledge, what I just could see was the mixture of rock and sky. It was so impressive that even up to now I can recall it. The dizziness, color, heat and so on....everything mixed and I think I had seen God there.
The hawk was hovering below this altitude.
At the top of Half Dome. But the top was so desolate. The end of our whatever the desperate goal might be like this. In this manner mountain conveys its tacit message to us. Anyhow, everybody was happy. Especially, Soohyoung was happiest.
** Yosemite 보고서 7월21일 -Camp 장에 도착
해외원정은 그 대상지가 어디냐에 따라서 훈련만 열심히 한다고 모든 것이 해결 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오히려 등반보다 등반을 가능케하는 조건을 마련할 수 있느냐 없느냐하는 것이 원정 내내 중요한 요인으로 남아있게 된다. 일단 지나가 버리면 그만이지만 그 일을 해결하기 전까지 정말 하찮게 보이는 곳에도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들이 수없이 많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준비과정이었다. 어떠게든 되겠지 하는 안일함이 Yosemite로 향하기 전 나에게 혹독한 스트레스를 안겨 주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정말 마땅한 비행기표가 없어서 동부에서 서부까지 대륙횡단 기차를 타고 갈 것인지 아니면 나의 개인돈을 들여서라도 2000불을 호가하는 비행기편을 이용할 것인지 고민하던 내가 여행사 직원도 찾아내지 못하던 저렴한 비행기표를 인터넷을 통해 겨우 찾아낸것은 운니 좋았다고 밖에는 볼 수 없다. 한편으로 재미교포 여행사직원의 나태함과 무책임에 대해 분개하기도 했지만 어느덧 광활한 초지를 지나 Yosemite로 향하는 버스를 타니 오로지 앞으로 있을 즐거움에 벌써부터 들떠 있게 된다.
나는 개인적으로 Oakland에서 Greyhound를 타고 Merced라는 곳에서 VIA(bus)로 갈아탔다. 각각 $21.5, $20 씩의 비용이 들었다.
막상 원정대 보다 일찍 Yosemite Valley에 도착해보니 tent도 없고 요금을 지불해야하는 tent site에서 무조건 비박할 수도 없어서 무척 난감하다. 한국에서 올때 부터 Ranger들의 철저함에 대해 들은 것도 있고 Valley의 야영수칙이 Ranger Kiosk 앞에 큼지막하게 붙어 있어 더욱 그렇다. 한참을 헤매다가 창고처럼 생긴 텐트를 들여다보며 혹시 내가 그안에서 잘 수 있지 않을까 궁리하고 있는데 저쪽에서 저녁먹던 꾀죄죄한 청년이 남의 집앞에서 뭐하냐고 묻는다. 이런저런 얘기 끝에 'Han'이라는 사람을 아느냐고 한다. 한국에는 수많은 한 씨가 있다고 해줬더니, 그가 아는 한국인 중 가장 미친 사람이라고 한다. 이곳 Yoseite 에서 한국산악인들의 악명이 꽤나 높은 모양이다. 그가 아무데서나 자도 좋다고 조언을 해주지만 거지같이 생긴 사람의 말을 그냥 따르기가 영 그렇다. 어떤 프랑스 팀의 친절한 안내로 유명한 CAMP4의 Boulder 바위 아래서 첫날 밤을 지새게 되었다. 후에 알게 된 것이 었는데 거지처럼 생긴 청년이 구조대원중 한사람이었다. 여독때문에 곰 걱정 한 겨를도 없이 바로 잠들어버렸다.
** Yosemite 보고서 7월22일 -Toulomne meadow 에서
아침 일찍부터 Sunnyside(CAMP4)는 등반을 준비하느라 아침식사를 하는라 분주하기 짝이 없다. 계속되던 여정에 지친 몸임에도 불구하고 나또한 일찍 깨나지 않을 수 없었다. 동양인은 맞는데 어찌보면 인디언도 같아보이는 중년의 남자에게 "Good Morning", 아침인사를 했더니 무뚝뚝하게 Good Morning하며 인사를 한다. 어제 Yosemite Lodge라는 곳에서 구입해서 먹다 남은 빵이며 과자, 그리고 한국에서 직접들고 온 미숫가루로 아침식사를 해결하고 Bouldering을 해봤다. 그 중년의 남자가 아침부터 웬바위냐는 투로 나를 빤히 쳐다본다. 몇번 오르는데 실패하고서는 드디어 성공, 그남자에게 보라는 듯이 목례를 해줬다. 씩 웃는다. 배도 나오고 무거워 보이는 거시 바위하는 사람은 아닌 것 같다.
한국사람이라도 있으면 배낭을 맡기겠건만 아무리 찾아봐도 한국 사람은 없는 것 같다. 무거워도 할 수 없지하고 그냥 둘러매고 발길 닿는대로 Valley를 돌아다녀 보기로 했다.
투명한 시냇가에서는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고 오솔길따라 자전거타는 사람들, Shuttle Bus가 미소 가득한 사람들 태우고 유유히 지나간다. 금새 뜨거원지는 햇살을 맞으며 거대한 바위들의 그 웅장함을 뽐낼 때 키가 큰 나무들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내고 그 이파리들은 햇살과 즐겁게 어울리는 것 같다. 천국이 바로 이런 곳인가 싶었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유랑을 하다보니 어느덧 Half Dome이 바라다보인다. 얘기로만 듣고 사진으로만 보아 왔던 Half Dome을 직접 대면하고 보니 감개 무량하다. 워낙 계곡과 바위의 규모가 큰지라 금방 닿을 수 있을 것 같은 거리도 한참을 지나서야 도달할 수 있다. 주변 경관의 스케일이 너무 광대해서 인수나 선인과 비교하려고 하면 감이 잡히지 않는다. 단지 직접 눈으로 확인이 되는 목적지까지 걸어보고 그 규모를 가늠할 수 있을 뿐이었다. Half Dome에서 우리가 오를 Regular North West face로 추정이 되는 곳을 쌍안경으로 한참동안 바라 봤지만 바위를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모양이다. Climber's hometown이라고 불리는 CAMP4에는 사람이 그리도 많더니 정작 Half Dome에는 한팀도 없다. Half Dome맞은 편 North Dome 우측으로 나있는 산길은 끔찍하리만치 꼬불꼬불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배낭을 보더니 만나는 사람들마다 meadow로 올라서면 차디찬 시냇물(Snow creek)을 만날 수 있다고 격려해 준다.
Yosemite Valley는 모두 알다시피 빙하가 지나가면서 생긴 지형이라 일단 계곡을 벗어나 위로 올라서면 넓은 평원이 펼쳐진다. Toulomne meadow는 Valley북쪽의 평원을 일컫는데 나무들이 너무 커서 탁트인 풍경을 보려면 길에서 잠시 벗어나야만 했다. Half Dome 뒤쪽으로 Sierra Nevada 산군이 보인다. 이렇게 이글거리는 더위에도 눈이 녹지 않고 쌓여 있었다.
하루 코스로는 snow creek옆으로 나 있는 산길을 따라 가다가 Yosemite Fall로 내려오는 것이 적당할 듯하여 오로지 폭포가 나타나기만을 바라며 한없이 걸었는데 짐도 무거운데다가 CAMP4에 다시 내려가봐야 또 눈치 살피며 비박을 해야할 것 같아 열심히 걸을 의욕이 그다지 생기지 않았다. 길 한가운데 퍼질러져서 누워있는데 건강미 넘치는 백인 아가씨가 지나가더니 인사를 한다. 내가 meadow에서 비박하고 싶은데 곰이 무서워서 못하겠다고 하니 곰의 습서에대해 상세하게 얘기해준다. 다는 못알아 들었지만 결국 곰은 사람을 해치지 않는다고 했다. 곰으로부터 음식을 보관하기 위해서 필요한 bear canister라는 철제상자를 필요하면 그냥 줄수도 있다는 얘기까지 덧붙인다. 정말 친절하고 싹싹한 아가씨다. 방향만 같다면 동행이라도 했으련만... 여하간 그 아가씨 덕분에 그 이후로 곰에 대한 두려움은 반에 반으로 절감이 됐다.
Yosemite Fall이 형성되는 계곡 바로 옆 봉우리에서 매트리스를 깔고 비박을 했다. 7시지만 해가 길고 미국은 summer time까지 실시하여 날이 훤할때부터 침낭을 덮고 누웠다. 그렇게 아무도 없는 데서 절경에 둘러쌓여 초저녁부터 혼자 비박해 본지 얼마나 됐는지...오랜만에 혼자 가질 수 있는 여유였다.
** Yosemite 보고서 7월23일 -망중한
Valley위쪽에는 항상 그러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새벽부터 바람이 거세게 불어왔다. 거의 도망가다시피 허겁지겁 배낭을 싸고 하산을 시작했다. 금방할 것 같은 하산이 2시간 이상 걸린다. 역시 크긴 크다. 내가 이전까지 산의 크기를 보고 판단했던 대강의 거리 개념이 완전히 혼돈을 일으킨다.
Yosemite Valley는 말이 Valley지 거의 평야에 가깝다. 주위에 높다란 절벽이 에워싸고 있으니 기후는 우리나라 분지의 기후에 가까울 것 같다.
혼자있으니 별로 신이 나지 않는다. 개울가로 가서 더러원진 옷을 물로 헹구고 sling으로 빨래줄을 만들어 널어놓고 수영을 즐겼다. 연인, 가족끼리 보트놀이를 즐기는 관광객들이 상류에서 둥둥 떠내려온다. 완전히 망중한이다.
날이 저물어 SunnySide로 돌아가서 숲속 큰 바위 위에 비박사이트를 마련해 놓았다. 암벽화신고 올라갔다 내려갔다 할 정도니 곰이 오진 못할 것이었다. 주변에서 키도크고 힘도 좋은 고릴라같은 climber들이 볼더링을 한다. 나도 질세라 새로 구입해온 암벽화를 신고 매달려보았다. 쉬운데서부터 어려운 곳 까지 난이도도 다양하고 길도 다양하다. Yosemite는 또한 볼더링의 천국이다.
어디선가 우리말이 들리길래 인사를 했더니 경희대와 현대 중공업 산악부 팀이다. 경희대팀은 오늘 도착했고 현대중공업 팀은 El Cap의 Jodiac을 하고 막 내려오는 길이란다. 그제 아침에 인디언인줄 알고 영어로 인사를 나눈 아저씨가 알고 보니 현대중공업 아저씨였다. 내가 일본앤줄 알았다고 씩 웃는다. 저녁에 사람들과 조촐한 술자리를 같이 했다. 그동안 혼자 너무 배가 고파서 사양않고 마음껏 먹었다. 같이 tent에서 자자는 권유를 뿌리치고 커다란 바위 위 비박 사이트에서 잠을 청했다. 별이 마구 쏟아진다.
** Yosemite 보고서 7월24일 - El Capitan 정찰
경희대 팀에게 아침을 얻어먹고 오늘이나 내일 올 원정대를 위해 site 신청을 해놓았다. 이곳에 오기전에 메일로 확인하기는 선발대가 벌써 미국에 도착한 줄로 아는 데 오늘 저녁에는 얼굴들을 봤으면 했다. 원정대 새로운 소식을 확인했으면 싶어 Visitor Center 근처의 도서관에 가서 Internet을 이용했다.
가만히 있는 것 보다는 일정도 조금 늦은 원정대를 위해서 내가 지형정찰이라도 해야겠다는 의무감이 생겨 El capitan으로 향했다. Valley 입수를 El Capitan 과 Cathedral Tower가 좌우로 지키고 서 있는데 그 웅장함은 처음 보는 사람들을 위축시키기에 충분했다. 바위를 보면서 할만하다는 생각이 하나도 들지 않았으니까말이다.
El Cap의 가장자리는 종일 내리쬔 햇빛에 달구어질대로 달구어 져서 가까이 가기도 꺼려질 정도다. 등반은 고사하고 더위에 녹초가 될 걱정부터 든다. 그리고 슬랩은 왜그리도 미끄러운지. 인수봉 대슬랩보다도 누워있는 슬랩에 암벽화를 디디면 죽죽 미끄러진다. El Cap을 등반하는 침들이 등반하는 방식, 예를 들자면 홀링은 어떻게 하고 추등자 팬쥴럼은 어떤 방법을 사용하는지를 알아보기 위새 쌍안경으로 2시간 동안 관찰했지만 도대체 뭘하는 건지 매달려있는 두팀 모두다 꼼짝도 않는다.
내가 과연 이런 살인적인 더위를 이겨내면서 등반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혹시나 하고 선발대를 기다렸지만 오지 않았다. 원정대 동료들이 너무 보고 싶다.
** Yosemite 보고서 7월25일 - 경희대 팀과의 하루
경희대 팀 텐트에서 신세를 지고 오늘은 같이 Ahwanee hotel근처에 있는 15 피치 짜리 Royal Arches를 등반하기로 했다. 경희대 팀은 4명이 무작정 Yosemite로 원정을 왔는데 이전까지 거벽등반 연습을 따로 하지 않았고 한달을 머무르면서 조금씩 익혀 맨나중에 "The Nose"를 등반한다고 했다. Royal Arches를 오르면서 느낀 것은 역시 함께 등반하면 금방 친해진다고 하는 사실이다. 티격태격하면서도 나름대로 재미 있게 등반하는 것 같아 보기가 좋다. Royal Arches는 요세미테에서 장시간에 걸쳐등반하는 코스중 사장 쉬운 곳 중하나라고 알려져 있었다. 알려진바대로 어려운 구간은 거의 없고 모두 5.6에서 5.8정도의 난이도로 이루어진 것 같았다. 무엇보다 문제가 되었던것이 역시 뜨러운 태양과 물이었는데, 직사광선에 그대로 노출된 바위면세 있으면 마치 후라이팬에 올려진 기분이다. 그러다 보니 5.6난이도의 코스를 등반하는데도 숨이 막히고 입안이 바싹 말라왔다. 나야 동행하는 처지라서 군소리를 못하지만 결국 경희대팀은 6피치 짼가에 가서 더이상 올라갈 의욕이 나지 않는다며 내려가잔다. 94 학번이 경희대팀의 고학번이었는데 그렇게 결정을 하고 나니 나머지 대원들 눈에서 생기가 돋는 듯했다.
Royal Arches의 시작점으로 다시 하강을 하고 하강하자마자 왼쪽에 보아두었던 바위표면으로 흘러내리는 물줄기를 찾아갔다. 물줄기가 고여서 만들어낸 웅덩이가 Devil's bathtub이라고 불리는 모양이다. 악마의 목욕탕이다. 아니나 다를까 물도 뜨뜻 미지근하고 웅덩이는 거품이 일면서 색깔이 시꺼멓다. 도저히 마실 수가 없어서 얼굴만 가볍게 닦고 말았다.
늦은 9시경 그렇게도 기다리던 원정대 선발대가 도착했다. 차에서 짐을 내리고 다시 Merced 버스역에 남아있을 나머지 사람들은 데리러 간 사이, 원정대 짐정리를 같이 하면서 효철이와 그림이에게 그동안 있었던 일을 신나게 얘기했다. 아, 이제 본격적인 원정의 시작이다.
** Yosemite 보고서 7월 26일 - 원정 첫날
아침부터 텐트 사이트 얻으랴 짐정리하랴 모두들 여러가지로 분주히 움직인다. 우리들의 어마어마한 장비을 보더니 어느 외국잡지사에서 포즈를 취해달라고 했다. 또다른 한국팀인 정승권씨도 왔는데 같이 따라온 조선일보 기자 또한 우리에게 귀찮게 군다.
그렇게 오전이 흘러가고 이제 오후부터 뭘해야 하나...얘들이 쉬고 싶다고 한다. 하긴 시차적응도 아직 못했는데 애들 데리고 가긴 어딜가? 전날 Royal Arches에서 더위 먹은 것과 냇가에서 편안했던 휴식을 동시에 상기하고는 애들에게 'Yosemite는 바위에 붙으면 지옥이지만 아래는 천국'이라고 느낀 대로 소개 해 줬다.
거벽에 둘러쌓인 채 유유히 흐르는 시원하다 못해 약간씩 추워지는 투명한 냇가에서 사람들과 같이 물놀이를 하고 있으면 정말 천국이 따로 없는 것 같다. 이런 데부터 맛들이고 나면 나중에 등반은 어떻게 할까하는 노파심이 든다. 사이트에 돌아와서는 내가 climber들과 같이 매달려보던 Sunnyside안쪽의 bouldering 장을 소개해주었다. 모두들 신이나서 한번씩 매달려본다.
사실 원정대가 오늘이 첫날이여서 시차적응겸 쉬기는 쉬어야하는데 내가 기다려온 것도 있고, 내 일정이 8월 10일 전에 끝나기 때문에 사람들을 재촉해서 하루속히 등반을 끝마치고 이곳을 좀 즐기고 싶은 것이 개인적인 욕심이었다.
지형정찰과 Yosemite의 경치구경을 겸해서 가까운 El Cap에 사람들을 끌고 갔다. 글쎄,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애들이 영 힘을 내지 못하는 모양이다. 그곳에서 The Nose와 Salathe Wall의 루트를 대충 가늠해보았다.
들고 다니던 귀중품이 들어있던 작은 백을 잊어버려 한바탕 난리를 쳤다. 결국 찾지 못하고 Ranger Kiosk에 분실물을 찾는 메모를 남겼다. $150정도의 돈과 신용카드다. 내 전재산이다. 이게 없으면 나중에 돌아갈때 돈을 꾸어서 가야한다. 나이가 들수록 건망증이 극에 달하는 것 같다. 잃어버린 백도 백이지만 그 점이 나를 더 속상하게 만들었다. 첫날부터 왜 이렇게 재수가 없을까...
** Yosemite 보고서 7월 27일 - Royal Arches등반
도착 바로 다음날부터 등반을 시작한 것은 무리였을까? 사람들을 살살 달래서 쉬운 코스로 등반하기로 했다. 나를 비롯해 이강우, 김수형, 이희승, 김그림, 그리고 스티브-스티브는 원서진의 사촌동생인데, 서진이는 LA에서 식중독에 걸려 며칠 후 참가할 예정이라고 했다. 대신 스티브가 우리의 운전기사겸 통역관이 되어주었다. -가 Royal Arches로 나머지는 El Cap의 East buttress를 등반하는 것으로 정했다. 참고로 East Buttress는 El Cap을 등반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코스로 El Cap의 고독길 정도로 생각하면 되겠다. 물론 인수봉 고독길보다는 훨씬 어렵지만 말이다.
Royal Arches은 거벽자일 시스템 연습을 해볼 생각으로 갔지만 걸어가는 구간도 자꾸 나오고 처음 바위를 하는 스티브에게 주마링을 가르치자니 속도가 도저히 나지 않는다.
1피치-미끄러운 침니. 2피치-걸어가는 길. 3피치-5.6루트 4피치-다시 걸어가는 길. 5피치 째부터 내가 잠시 한눈 판사이 선등하던 수형이가 기존 코스에서 벗어나 크랙으로 진입을 했다. 결국 6피치에 들어서서 바로 옆에 숨어 있는 슬링을 보지 못하고 침니에서 미련하게 레이백을 뜯다가 추락. 대신 강우가 선등을 했다. 바위를 한번도 해보지 않은 스티브를 원정팀에 섞어서 등반 연습을 한다는 것은, 그것도 자일 시스템 연습을 한다는 것은 그렇게 생각하는 것 자체부터 잘못된 것일지 모르겠다. 스티브는 힘이 들어도 자꾸 올라가는 것이 재미 있는 모양이지만 내경우는 시간은 계속 총총 흘러가는데 갈 길은 멀고 살인적인 더위가 입안에 남아있는 한방울의 침도 모두 앗아가는 걸 더이상 참아낼 수가 없었다. 차라리 힘들더라도 내가 선등을 해서 어둡기전에 내려가고 싶었다. 중간에 한피치는 통째로 트래버스만 하는 구간이 있는데 Royal Arches의 arch 모양 오버행 바로 밑부분에 해당된다. 여기서 또한번 시간을 무진장 잡아먹었다. 후등자들의 주마트래버스 기술이나 자일테크닉이 부족한 탓이다. 시간을 지체할 수 없어 거의 쉬지 않고 세컨드인 강우가 올라올 때마다 등반을 속개 했다. 물도 이제 거의 바닥이 나고, 에코를 하거나 소리를 지르려할 때 마다 바싹 말라 있는 목구멍이 구토를 하게 만든다.
요세미테에서는 해가 비쳐있는 동안은 더위가 지속된다. 그러나 해가지고나면 바로 한기를 느끼기 시작하는데 사막의 기후가 이런 것일게다. Arch 밑구간의 엄청난 트래버스를 해버린 상태라 결국엔 하강코스까지 가야한다. 요세미테에서는 특히 하강에 조심해야하는데 인수, 선인과 같이 대충하강해서 하강 볼트 찾고 할 수가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한다. 특히 어두운 밤에는 더 그렇다. 걱정했던 일이 벌어졌다. 8시 30분 경 하강 시작 지점에 도착하고 나니 날이 바로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후트 개념도에는 야간에 하강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문이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설악산 장군봉을 연상케하는 하강코스가 연이어 이어진다. 6명에서 이렇게 어두운 밤에 점점희미해져가는 랜턴 불빛과 개념도 , 그리고 육감에 의지해 하강을 감행하는 건 정말 미친 짓이다. 하강 볼트를 찾을 때마다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하강하다 결국 네번째에서 실패했다. 스탠스도 거의 없는 직벽에서 깜깜한 밤에 자일 끝을 2미터도 채 남기지 않은 채 하강 지점을 찾지 못했다면 덜컥 겁이 나지 않을 사람이 몇사람이나 있을까? 하강기의 자일을 넘기고 하나밖에 없는 가슴 주마를 이용해 50미터 꼭박 주마링을 하고나니 다시 또 내려가기가 무섭다. 대신 누가 내려가줄 사람이 없냐는 식으로 수형이와 강우에게 말을 넌지시 돌려서 해 봤지만....생각해보니 이 놈들과 난 나이차가 6살 이상씩난다.위급상황에서 연장자가 져야하는 책임이라는 것이 이렇게 무겁던가. 한번더 내려갔다 오겠다고 하고서 개념도를 다시 참조해 최대한 왼쪽으로 내려갔다. 이렇게 반가울 수가 있을까 two-bolt가 든든하게 박혀 있었다. 이젠 숲지대까지만 내려가면 그다음엔 혹 하강 지점을 찾지 못하더라도 나무에다 자일을 설치하면 되니 훨씬 안심이 된다. 더 이상 더운 것은 못느끼겠으나 한낮부터 거의 물을 마시지 못한 터라 입술이 바싹 마르다못해 갈라진다. 까마들히 밑에서 불빛이 보이고 우리를 찾는 에코소리가 들려왔다. 주파수 맞춰놓는걸 깜빡해서 종일 애물단지였던 무전기의 주파수를 고래고래 소리지르면 맞추고 멀리 마중나온 사람들과 교신을 했다.
하강을 끝내고 난 시간이 새벽 2시. Devil's bathtub의 물을 마시고 싶은 걸 간신히 억누르면 내려오니 준현이가 콜라를 사서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 높아보이지 않은 벽이 실제하가을 해보니 8~9피치를 하강해야했다. 장군봉은 높아보이지만 4피치면 끝나는데 주위의 풍경과 비교했을 때 규모면에서 보잘것 없어보이던 Royal Arches는 8피치를 하강해야한다. 이만하면 Yosemite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겠는지?
차를 랜트한 돈이 많이 들긴 하지만 무척 잘한 일이었다. 차까지 없었다면 아마 초죽음이 되서 텐트사이트로 돌아왔을 것이다. 텐트사이트로 와 보니 미대 89 백성원 형이 눈을 비비며 우릴 반겨 준다.
** Yosemite 보고서 7월 28일 - Half Dome 출발 전야
얘길 들어보니 Royal Arches 팀과 마찬가지로 East Buttress팀도 어제 단단히 더위를 먹은 모양이다. 원정 초반부터 본등반은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힘을 소진하고 있는 것 같다.
이틀전 잊어버린 지갑때문에 빈털털이 신세에다 몸은 피곤하고 옷은 어제 등반 할 때 입었던 옷 그대로. 더러움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으니 어느 새 요세미테의 거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혹시나하는 마음에 지갑을 찾아 이리저리 헤매고 있는데 어디서 많이 보던 사람이 반갑게 웃는다. 우와! 농대 87 정철의 형이다. 예전보다 조금 살이 붙은 것 같은데 팔과 다리의 근육이 하나도 죽지 않은 것 같았다. 형수님과 아들도 같이 와 있었다. 철의 형이 오니 뭔가 허전하고 어수선하기 만 하던 텐트사이트에도 활기가 돈다. 특석에서 떨어진 가지와 솔방울을 모아다가 불을 지펴 집에서 형수님이 양념해 오신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거벽등반은 어디까지나 체력이 뒷받침 되야한다는 일념하에 입안에 마구 수셔 넣었다.
점심먹고 나서 다시 할 일이 없어지니까 또 예의 지갑 생각이 난다. 텐트주변이 지저분한걸 보니 괜히 열이 받아 앞장서서 사이트 정리를 시작했다. 철의 형 보기가 민망할 정도다. 미친듯이 사이트 정리를 하고 기분 전환할 겸 장비점에서 막 사온 홀링백을 뒤집어 쓰고 놀고 있는데 전에 bouldering 장에서 안면이 있었던 슬로바키아 청년이 나를 보고 웃는다. 혹시 가방 잊어버려서 Kiosk에 메모를 남기지 않았냐고....날아갈 것 같았다. 정말로! Half Dome가서는 날아다닐 수 있을 것 같다.
저녁에 날이 선선해질 즈음 Half Dome wldnjswhrk 6피치까지 고정자일을 깔러 Half Dome으로 출발했다. 어프로치를 예전의 돌아가는 방법과 달리 정면에서 바로 쳐서 올라가보려고 여기저기에 자문을 구했다. 철의형말에 따르면 슬리퍼 신고도 올라갈 수 있다는데....지난번 Toulomne meadow에 올라가 쌍안경으로 관찰했을 때는 슬랩이 꽤나 길게 형성되어 있는 듯했다. 결국 어느 미국인에게서 Rock & Ice 의 어프로치 개념도를 얻고 Yosemite Lodge에 가서 복사를 했다.
지원조와 함께 Half Dome의 어프로치 시작 지점으로 예상되는 곳까지 동행하고 돌아와서 철의형, 효철이 그렇게 셋이서 소주를 마셨다.내가 철의형에게 등바하고 싶지 않냐고 물어본것이 화근이 되어 다음날 Nose 4피치까지 등반하기로 약속했다. 철의 형은 우리에게 신화와 같은 존재였다. 남들 사나흘 걸리는 노즈를 이틀만에 해치운 신화. 술을 조금만 더 마셨으면 아마 토해냈을 것 같다.
** Yosemite 보고서 7월 29일 - Nose등반과 Half Dome으로의 어프로치
오늘은 Half Dome을 등반하기 위해 떠나야되는 날인데 철의형과의 약속을 과연 지켜야하는 것인가하며 잠자리에서 고민을 했다. 철의형이 정말 새벽부터 일어나서 빵을 먹고 갈 채비를 갖추고 있다. 결국 가긴 가야하는구나....형말대로라면 2시간 반이면 4피치까지는 떡을 친다는데 그럼 천천히 밥부터 많이 먹고 가자는 마음으로 약간 늑장을 부렸다.
때론 바위는, 특히 어렵다고 소문난 루트는, 모르고 가는 편이 나을때가 있다. 철의형은 4피치를 2시간 반이라고 평가했지만 나중에 알고 봤더니 94년 시연맹 구조대에서 갔을 때는 피치당 2시간씩 걸려서 대충 8시간 정도 걸렸다는 것이다.
10시가 다 돼서 효철이, 철의형, 나 그렇게 등반을 시작했다. 그런데, 피치 시작점에서 경희대 팀이 진을 치고 앉아 있었다. 1피치 초입 크랙이 좌, 우 두개중 왼쪽이 쉽다면서 그쪽으로 가길래 난 할 수 없이 오른쪽 크랙을 택했다. 어차피 인공으로 하는데 경사도 없는 크랙이 어려우면 얼마나 어려울까? 바위가 맨들맨들해서 미끄럽긴 해도 두 다리를 과감히 쫙 벌리고 자세를 유지하니 인공 반, free 반으로 등반이 가능하다. 예전에 했던 대로 과감하게 너트걸고 사다리 밟으면서 철의형의 든든한 빌레이-철의형은 8자 하강기로 빌레이를 봐주셨는데 난 그리그리보다 철의형의 굵은 팔뚝이 훨씬 믿음직스러웠다. Nose에서 과감하게 free를 시도할 수 있었던 것도 철의형에 대한 든든한 믿음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철의형이 등반 시작전에 만들어 준 피피를 단 래더가 등반할 때 얼마나 유용한지를 깨달았다. 장비의 사용법은 말로만 들어서는 알 수 없고 직접 그렇게 사용을 해서 등반을 해봐야 안다. 래더에 피피를 매단다는 것이 의미하는 걸 똑똑히 깨닫고 이후 Half Domer과 Salathe에서 그렇게 래더를 사용했다. 아마 래더에 비너를 걸어 사용했다면 등반시간이 배로 걸렸을 것이다. -를 믿고 갔더니 어느새 1피치가 끝나 있다. 아직도 경희대 톱은 쉽다는 크랙을 반도 끝내지 못했다. 40분 걸렸다고 한다. 2번째 피치는 처음 5미터 정도는 쉬워서 그냥 등반했는데 갑자기 크랙이 작아지면서 하켄을 친 자국만이 듬성듬성 보인다. 너트가 박히는 곳을 잘 선택해서 욕심부리지 않고 래처를 밟고 팬듈럼하는 슬링까지 도달했다. 팬듈럼해서 오른쪽 숨어있는 크랙으로 넘어갔는데 이 크랙에서는 팬듈럼한 슬링의 높이 까지는 확보물에 자일을 통과 시키면 안된다. 자일이 Z 자 형으로 꺾이면 등반은 끝이다. 그래서 인공등반을 하되 장비는 확실히 설치하고 자일은 통과 시키지 않아야 한다. 2피치 소요시간은 45분.
2피치를 끝내니 햇빛이 이글거리는 것이 거의 사우나에 온 기분이다. 효철이가 주마링하지 않고 등반하겠다고 씩씩대며 오다가 팬듈럼이 끝난 후 직상 크랙에서 꼼짝 못하길개 TCU1호를 자일에 매달아 이거라도 사용해보라고 줬더니 철의형이 황당해하는 눈치다. 1시가 다돼가니 더이상 등반을 지속하면 Half Dome 가는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것 같아 철의형과 이만 내려가기로 합의를 봤다.
Camp로 돌아오는 길에 장비점에 들러 wall hauler를 샀다. Half Dome에서 인제와 수형이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한 획기적인 장비다.
Camp에 남은 몇안되는 사람들의 환송을 받으며 Half Dome으로 출발 지원조와 교신을 해봤더니 어프로치 루트를 제대로 찾지 못해 12시가 다돼서야 등반을 시작해서 4피치까지 밖에 fix seil를 깔지 못할 것 같다고했다. -지원조가 자일 6동을 가지고 가서 6피치까지 fix seil을 깔 계획이었다.
Half Dome의 정면 어프로치는 루트 파인딩이 상당히 어렵다. 사람들이 다닌 흔적도 거의 없고 길 표시를 위해 돌맹이 3개를 탑처럼 얹어서 표시를 해놓은 것이 전부다. 돌탑이 거의 잊어버릴 만한 거리에 하나씩 나오기 때문에 조심해야한다. 개념도에는 mirror lake를 지나 200미터 가면 썩은 통나무가 시작지점이라고 적혀있지만 막상 그런 통나무를 찾으려면 모든 오래된 나무들이 썩어있는 것처럼 보인다. 우린 mirror lake에 이르기 훨씬 전에 돌탑을 발견하여 거기서부터 어프로치를 시작했다. 날이 더운 시간대를 피해서 가느라고 4시경에 어프로치를 시작했지만 Half Dome의 서면은 그때가 한참 더울 때이다. 해가 완전히 지기 전까지는 더위를 피할래야 피할 수가 없다. 처음에 발견했던 돌탑의 위치가 도저히 맞다는 생각이 안들만큼 우린 Half Dome가장자리를 계속 맴돌며 사람들이 다녔을 만한 trail을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찾아헤맸다. 드디어 trail을 찾고나서 주변 지형을 보니 mirror lake의 동쪽 끝부분에서 바로직상하는 루트를 택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어프로치 법인 듯 싶었다. 어차피 시작부분은 대부분이 너덜 지대이기 때문에 약간의 고생을 감수해야만 하고 가장 그럴싸하게 보이는 계곡을 택해 어프로치를 한후 오른쪽으로 보이는 숲지대를 유심히 관찰해보면 trail의 흔적을 찾을 수가 있다. trail은 자일을 쓰지 않으면 못올라갈 것 같은 험하디 험한 Half Dome의 지형을 절묘하게 피해서 꼬불꼬불 잘 형성되어 있었다. 그러나 우리가 너무 늑장을 부렸던 탓인지등반 시작점을 바로 눈앞에 두고 해가 텨버리는 바람에 애써 찾아냈던 길을 잃어버렸다. 지원조와 제대로 교신도 안되고 결국 어프로치를 다하지 못한대 침낭도 없이 아직은 열기가 덜식은 평평한 슬랩위에 나란히 누워 비박을 하게 되었다. 실처럼 흘러내리는 물줄기를 겨우겨우 담아 물통을 채우니 그나마 마음이 한결 안정된다. 또다시 Royal Arhes와 같은 생고생을 하기는 싫은데....
** Yosemite 보고서 7월 30일 -Half Dome 등반 첫째날
매트리스 없이 맨땅에서 가을 난방에 판쵸우의만 덮고 비박을 했더니 온몸이 다쑤시고 전혀 잔 것 같지 않다. 저녁께에 온돌방처럼 뜨뜻했던 바위의 기운은 어느새 얼음장처럼 싸하게 식어 있었다. 그래도 자기전에 열심히 받아두었던 물이 있어서 아침을 따뜻하게 먹을 수 있었다. 대낮의 뜨거운 태양은 마치 지난 여름의 이야기였던 것 같고, 동도 뜨지 않은 Half Dome의 기슭은 초겨울의 날씨인 것이다. 더이상 희미한 길을 찾느라고 애를 쓰느니 차라리 슬랩을 치고 올라가는 것이 빠르겠다 싶어 몸에 간단히 bowline 매듭을 하고 슬랩등반을 해버렸다. 다시 한번 Half Dome의 규모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이 바로 눈앞에 보이는 것 같았던 벽에 이르기까지 그렇게 하고나서도 30분정도 쉬지않고 걸었다는 점이다.
Regular Northwest Face 루트 초입에 도착한 것이 8시. 미국인 2명 한팀과 인천교대팀이 등반을 하고 있었다. 루트 시작부터 교통체증이 연상되었다. 지원조얘기대로 루트 초입에 옹달생이 있어서 물을 보충하고 홀링백을 꾸렸다. wall hauler가 아무리 좋다해도 30kg이 족히 넘는 백을 끌어올리려면 고생이 이만저만 아닐 듯 싶어 홀링백 무게를 최소화하기 위해 개인에게 물이나 식량을 될수 있는대로 많이 할당했다. 4피치까지만 일단 빨리가면 4명의 인천교대 OB 아저씨들을 충분히 추월할 수 있을 것 같다. 주마링하는 거나 홀링하는 걸 보니 하루종일 올라봐야 6피치까지나 갈 수 있을 것 같이 보니다. 사실 요세미테까지 와서 다른 한국 등반대와 같이 등반해야한다면, 그것도 자일이 얽히고 꼬이는 상대가 배나온 아저씨들이면 짜증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 난 솔직히 짜증이나 죽는 줄 알았다.
성호가 올라가고 이제 내가 세컨드로 주마링을 할 차례다. 며칠 전 현대 중공업 아저씨들에게 새로 배운 주마링 법을 써보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주마링을 시작했는데 웬걸 주마 세팅이 뭔가 잘못돼서 주마링하는데 팔힘이 너무 많이 소모되고 속도도 전혀 나지 않는다. 몇미터 올라가지도 않았는데 앞으로 주마링을 할 생각을 하니 눈앞이 깜깜 했다.
소어택에 든 물 8리터는 몸을 뒤로 넘어가게 만들고 도저히 이렇게 하다가는 몇피치 올라가지도 못하고 탈진해 버릴 것이 틀림없다. 3피치에서 성호가 나를 보더니 왜 이렇게 땀을 흘리냐며 놀란다. 결국 내잘못인데, 그동안 훈련할 때도 선등하는 연습만 했지 언제 주마링 연습을 짐 매고 집중적으로 한 적이 있던가? 성호에게 주마링에 대한 자문을 구하고 길이를 맞추고 나니 한결 낫기는 한데, 주마링이 쉽지 않은 이유가 결국은 내가 차고 있는 원피스 벨트에 원인이 있는 것도 같았다.... 아니다. 다 소용없고 역시 잘못은 내게 있었다.
4피치 이후부터는 본격적인 등반을 해야한다. 성호가 톱을 오전오후 나눠서 하자고 제안한다. 아직 오전이라 Half Dome에는 볕이 들지 않는다. 그래서 가만히 있으면 춥기까지 하다. 저멀리 볕이 들어있는 mirror lake는 여름인데 말이다.
6피치 테라스에 가보니 과연 비박을 할 수 있을 만치 넓기는 한데 피치 끊는 지점에 볼트가 하나 밖에 없다. 뒤에서 홀링하는 인제와 수형이를 생각해서라도 난 힘든 내색을 할 자격이 없었다. 그러나 힘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구간들이 큰 프랜드를 요하는 곳이 없어 성호가 무게나가는 장비는 모두 놔두고 가는데 기어 밸트에 그걸 다 매달고 물이 든 소어택까지 지면 군대에서 탄띠, X반도에 온갖 걸 다 달고 군장을 싼 소위 완전군장을 한 기분이다. 제발 장비 좀 가져가 달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그때마다 꾹 참는다. 6피치까지 올라가는 동안 주마링도 어느덧 몸에 익었는데 6피치 이후 내가 그렇게도 염려하던 햇빛이 Half Dome의 벽을 향해 서서히 들기 시작했다. 아, Royal Arches의 악몽이 되살아난다. 7,8피치 모두 5.8를 넘지 않는 쉬운 길이다. 바위의 질도 Valley주변의 미끈 거리는 바위가 더이상 아니라 울산암의 꺼칠꺼칠한 바위와 닮아있다.
여기서 잠시 자일 시스템에 대해 얘기해두겠는데, 처음 톱이 한동만 끌고 올라가면 세컨드가 두동 끌고 주마링으로 뒤따라간다. 끌고간 한개의 자일을 톱에게 넘겨주고 톱빌레이를 보는동안 third가 자일 두동을 달고올라와서 second에게 다시 넘겨주는 방식이다. 따라서 third가 top이 올라가는 속도보다 느릴 경우 second는 top에게 넘겨줄 자일이 공급이 되지 않는 관계로 third가 올라오기까지 기다려야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런 상황이 종종 발생했지만, third인 그림이가 여자의 몸으로 짐도 가볍지 않게 지고서 힘겨워하는 걸 보면 차마 재촉할 수가 없다.첫날의 목표 16피치까지 과연 갈 수있을까? 보통 half dome을 이틀내에 하려면 고정자일을 6피치까지 깔고 16피치에서 비박, 그 다음날 어렵다고 알려진 17,18,19피치를 지나 23피치까지 가는 것이 정석으로 알려져있다. 특히나 11피치 비박지는 2인용 비박지인데 5인으로 구성된 팀이 비박하기는 무리인 듯하다.
10피치, 미국인의 체형에 맞춘 듯한 넓은 볼트간격을 극복하기 위해 성호 또한 애를 쓴다. 내가 톱을 섰으면 10피치를 어떻게 해결 했을지 의심스럽다. 맨 마지막 볼트에서 오른쪽으로 과감히 팬듈럼을 해야한다.(Robbins Traverse) 대여섯번의 실패후 충분히 줄을 길게 잡더니 드디어 성공. 해가 El Cap쪽으로 보이는 능선 바로 위에 걸려있다. 결국 11피치까지 밖에 못하는구나. 한낮의 더위에 지칠대로 지쳐서 더이상 가고 싶은 마음도 없고 빨리 성호가 11피치 테라스까지 가주었으면하는 바램뿐이었다. 성호가 빤히 보이는 길을 놔두고 이상한 크랙으로 직상하려고 하길래 몇마디 하니까 말시키지 말라고 성질을 부린다. 녀석 성질하고는....그래 고생해 봐라. 바위를 하다보면 몇가지 암묵적인 신호같은 것이 슬링에 표시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즉 슬링의 길이가 유난히 길면 그걸 잡고 팬듈럼을 하라는 얘기다. 결국 11피치 시작하는 초입의 슬링은 오른쪽 하단으로 내려서서 밴드를 따라오른쪽의 잘 형성되어있는 크랙으로 진입하라는 표시였다. 나중에 장비회수를 해보니 성호가 엉뚱한 벙어리 크랙에 프랜드를 빠지지도 않게 잘도 박아놓은 걸 확인할 수 있었다.
고생을 덜 했는지, 오줌이 나온다. Jodiac에 다녀온 현대중공업 아저씨등은 2박3일 동안 딱 한번 오줌을 눴다는데 말이다.
11피치 ledge는 길게 누우면 2인용이 맞는데 쪼그려 앉아서 대충자면 짐정리까지잘해서 6명까지는 자라면 잘 수 있을 것같이 보였다. 하루종일 먹은 것이라곤 미숫가루 탄 물과 과일 말린 과자뿐이었다. 그런데 저녁식사로 다시 미숫가루 탄 물과 옥수수캔을 5명이 나눠먹은 것이 전부다. 허기져 죽겠다. 이렇게 조금 먹고 거벽등반을 어떻게 한다는 얘긴지 모르겠다. 자기전에 등반얘기를 잠시했다. 내일 , 그리고 모레 오전까지 하자는 쪽으로 얘기가 되가는 것 같았다. 식량이 얼마 없다는 얘기와 함께.....본대와는 교신도 안되고 무전기는 무게만 나가는 애물 단지다. 내일 하루에 다 끝내기는 오늘의 속도를 봐서 역부족인 것 같았다.
Half Dome도 어느새 어둠에 쌓이고 인천교대팀인지 아니면 새로 등반하려는 팀인지 모르겠으나 불빛이 반짝거린다. 좁은 ledge에서 비박은 바위에서 잔다는 표현보다는 벽에 매달려 잔다는 표현이 더 적절한 듯하다. 정말 까마득하다.
너무 피곤해서 그랬는지 내경우는 그렇게 쪼그리고 잤는데도 한번도 깨지 않고 잘 수 있었다.
** Yosemite 보고서 7월 31일 - Half Dome 둘째날(등반완료)
잠에서 깨나자마자 결심했다. 오늘은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내가 톱을 서리라. 성호에겐 미안하지만 세컨이 너무 힘들다. 차라리 톱으로 가는 것이 심적 부담은 있어도 내겐 편할 듯 싶었다. 역시 가장 존경스러운 건 뒤의 홀링조였다. 일단 톱은 피치를 끊으면 자일을 고정시키기 때문에 잠을 자도 상관이 없다. 전날 쏟아지는 졸음을 참으며 성호의 second을 봤던 걸 생각하면 오늘도 다시 그럴 순 없을 것 같았다. 성호에게 거의 사정하다시피하고 내가 톱을 섰다.
-12 피치-
침니로 시작하여 중간에 ledge에 있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지점에서 참새를 잡고 계속 등반, 5.9 침니로 직상해도 되긴 하지만 확보물이 전혀 없고 자기 확보가 불가능하니 차라리 중간에 회수못한 확보물이 많은 5.11C 크랙으로 가는 것이 심리적으로 안정이되어 좋았다. 철의형이 전수해준 래더를 사용하여 인공등반으로 크랙을 해결하고 피치를 끊었다. 12~15피치까지는 계속 침니가 연속적으로 이어져 있는데 사실 피치를 끊는 지점이 확실하지 않다. 대충 하켄과 함께 발딛고 서있을 수 있는 지점이 나오면 프랜드/너트를 이용해 확보지점을 만들어 피치를 끊었다.
-13피치-
5.6침니라는데 초입은 도저히 5.6이아니다. 족히 5.9는 될 것 같았다. 망설임 없이 큰 프랜드에 래더를 걸고 일어서 버렸다. 그 다음은 5.6침니다. 하켄이 종종 있고 과감히 침니 자세를 취하면 쉽게 오를 수 있다.
-14피치-
피치가 매우길었다. 140피트. 밑에서 보이는 침니를 넘어서고 나서도 크랙이 10정도 더 있었다. 올라가다 숨이 차서 쉬면서 갔다. 저 밑에서 그림이가 third로 후등하는 것이 보였는데 최소한 내가 그림이 보다 빨리가면 전체팀의 속도 결정은 톱이 아니라 그림이가 하는 셈이 된다. 결국 한피치를 시작해서 다음피치로 다시 시작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1시간이 약간 안되었다. 6시부터 시작했으니까 이속도로만 가면 저녁 6시까지는 충분히 정상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희망이 생기기 시작했다.
거벽등반은 마치 장기원정의 워킹과 바위를 합쳐놓은 것 같다. 한시도 치체를 하면 안되고 인수나 선인에서 처럼 올라가다 back을 하는 것은 죽음을 의미한다. 도대체 밑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는 허공으로 어떻게 하강한단말인가.
이젠 너무 높이 올라와 버려서 더이상 고도감도 느끼지 못하겠다.
-15피치-
시간을 최대한 아끼기 위해 성호가 거의다 올라오는 걸 보면 바로 벗어놨던 장비를 차고 암벽화를 신고 바로바로 떠날 준비를 했다. 새벽보다 몸도 많이 풀리고 기온도 바위하기에 딱 알맞다. 어제처럼 해가 들려면 아직 한참있어야 한다. Yosemit의 하늘은 언제나 푸르다.
개념도에는 중간에 통과 시키고 lower bolt에서 피치를 끊으라고 되어있었지만 홀링하는 문제에다 lower bolt가 낡아 있어서 그냥 통과를 시키기 위한 bolt에서 프랜드를 박고 피치를 끊었다.
-16피치-
오른쪽으로 계속 ledge를 따라 트래버스 하다가 침니성 쌍 크랙을 직상한다. 어제 목표했던 Big Sandy ledge에 도달해 보니 비박지로는 과연 그만이다. 침대처럼 사람이 누울 수있는 자리가 여기저기 있다. 쌍안경으로 봐도 밋밋해보이는 Half Dome에 이렇게 큰 비박지가 있다는 걸 알면 모두들 놀랄 것이다.
조금 쉬고 싶은 걸 꾹 참으며 다시 17 피치로 발길을 재촉한다. 볕이 들기 전에 빨리 어려운 부분을 해치우자!
-17피치-
다시 얘기하지만 17~19피치는 Half Dome에서 가장 어렵다고 알려진 구간이다. 거의 직벽에 가깝고 약간 오버행성이다. 17 피치처음 시작하는 부분에 확보물 설치하는 것이 여의치않아 프리 등반을 시도하다가 앵카먹을 뻔하고나서 되도록 조심조심 올라가게 되었다. 사실 오버행성 크랙만 아니면 인공등반이 시간은 조금 걸리지만 힘도 덜드는 것 같고 오히려 편하다. 단지 너트 하나에 온체중을 실어야한다는 점이 사람을 겁주는데 휘파람을 불거나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공사한다는 생각을 하고 올라가면 마음이 한결낫다. 선인봉 남측 오버행보다는 쉬운 느낌이다. 17피치 끝나는 확보지점은 alcove라고 개념도에는 표시되어 있는데 마치 바위 중간에서 사각기둥이 빠져나간 형상이다.
-18피치-
17,18피치가 짧은 피치에서 한피치로 끊을 수도 있지만 워낙 장비가 많이 쓰이는 구간이라 한번 끊어주는 것도 나쁘진 않다. 18피치 끝내고 나서 한번에 홀링을 시킬 생각으로 수형이와 인제에겐 16피치에서 기다리게 했다. 계속해서 느껴온 것이지만 홀링조인 수형이와 인제에겐 일종의 존경심같은 걸 품게 된다. 힘든 주마링을 마치고 나서 쉴틈도 없이 다시 홀링을 해야하는 생노가다를 해주는 사람이 없었다면 결코 등반이 가능하지 않았다고 본다. 그림이도 어제보단 덜 힘들어하는 것 같고 나또하 ㄴ계속 먹은 건 없지만 톱을 서느라 긴장이 돼서 그런지 배고픔을 느끼지 못하였다. 18피치 역시 17피치의 연속인데 계속 인공등반이 요구되는 구간이다. 간간이 회수 못한 너트나 copperhead를 만나게 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몇번 잡아당겨 보고 그대로 덥석잡고 매달렸다. 18피치 끝내고 드이도 본대와 교신이 이루어졌다. 희승이의 반가운 목소리에 갑자기 힘이 솟는다.
-19피치-
오버행 바로 밑에서 시작을 하는데 3피치째 인공등반만 하자니 기력이 달린다. 크랙의 너비도 둘쑥날쑥해서 큰 프랜드를 챙기지 않은 것이 무척이나 후회가 되었다.
싸늘한 바위 표면에 노란 볕이 야금야금 들기 시작했다. 따뜻함이 온몽을 감싸는 것도 잠시, 난 그 따뜻함이 정체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전혀 반갑지 않았다. 햇볕에 대해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하고 또한 해를 미워해본 것은 Yosemite가 처음인 듯하다.
지겹기 짝이 없는 크랙을 마지막 부분을 프리로 등반 억지로 끝내고 피치를 끊어야 할 것 같은 ledge에 이르렀는데 아직 끝이 아닌 모양이다. 긴 슬링이 내게 오른쪽으로 건너가라고 얘기하고 있었다. 그제서야 반을 온것이다. 개념도에도 19피치가 150피트로 길다고 표시되어 있긴 한데 이렇게 대책없이 길면 나 보고 어떻게 하란 소린가? 밑에서 장비도 거의 다 써버렸는데...다행히 윗부분은 고정확보물이 많이 있어서 비너만 있으면 된다. 물론 또다시 3~4호 캐멀럿이 융ㅅㅇ하게 쓰였지만 말이다. 피치를 끊고서도 정신이 몽롱하여 그전까지 선등했던 피치들이 마치 꿈결속 일들인 것 처럼 느껴진다. 바로 자일을 고정시켜 놓고 누워버렸다. 20피치가 그 유명한 "Thank God Ledge"인데 내눈엔 하는님은 커녕 ledge도 안보였다. 아직도 피치를 덜 끊은 것은 아닐까? 에라 모르겠다. 좀 쉬자.
-20피치-
키가 큰 성호가 숨은 거세게 고르며 올라오더니 "와! 저게 Thank God ledge구나!"한다. 역시 성호는 키가 크긴 크다. 내 머리 턱너머로 아니게 아니라 길다란 ledge가 형성되어 있었다. 성호 왈, 수형이가 톱을 못서서 불만이 가득하단다. 그래 나도 이제는 더이상 톱서기도 싫고 좀 쉬고 싶다.
"그래, 수형아 네가 톱설래?"
"아니에요~~~"
모두들 기어갔다는 Thank God ledge로 올라갔더니 갑자기 시야가 뻥트이고 폭이 30cm도 안되어 보이는 ledge가 하늘 나라로 향해 나있는 길처럼 죽 뻗어있었다. 뒤에 보이는 Toulomne meadow와 어울려 장관을 이룬다. 기력을 탕진해서 거의 정신이 몽롱한 상태였던 나는 별로 겁도 나지 않고 오히려 아름답다는 느낌만을 받았다. 정말 천국으로 난 좁은 길같다.
중간에 확보물이 있어서 그래도 확보는 하면서 가야겠지하고 자일을 비너에 통과 시키고 일어서는 순간 벨트에 매달려있는 장비가 ledge안쪽에 형성되어있는 크랙에 끼어 버린다. 웅크렸다가 일어나니 금새 이곳이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왼쪽다리는 허공에 떨어뜨리고 오른 다리만 ledge에 둔 채 오른 손으로 크랙을 잡고 엉금엉금 기어갔다.
Ledge가 끝나면 개념도에는 squeeze라고 표시된 5.8등급의 침니가 있다. 확보가 불가능하여 겁을 먹긴 했지만 squeeze라는 개념이 체격이 좋은 서양인들에 맞춘 개념인지 약간 몸을 밖으로 빼니까 내겐 거의 표준 침니였다.
Thank God ledge에서 후등하는 사람들이 무척이나 고생했다. 거의 시간이 정지해 버린 듯 그림이는 꼼짝도 하지 못하고 주마링 트래버스하는 방법을 성호한테서 배우고 있었다. Thank God ledge에서만 그렇게 2시간 이상을 지냈던 것 같다. 저 아래서 보기엔 까만 점이 되어 하늘 높이 날던 독수리가 이곳에오니 나 보다도 밑을 날고 있다.
햇빛을 가리기 위해 웃통을 벗고 머리를 덮고 있다가 어느새 잠이 들었다. 선선한 기운이 느껴져서 깨보니 해는 구름에 가려져 있고 동쪽에서 천둥소리가 들려왔다. 이제 정말 얼마 안남았다. 서두르자.
-21피치-
볼트가 여러개 박혀있는 짧은 구간인데 팬듈럼할 수 있도록 길게 늘여진 고정자일을 잡고 몰트 4개를해결하고 나머지 두개는 래더걸고 인공으로 해결 딱 한부분은 래더 걸고서도 손가락이 닿지가 않아 한참을 고민하다가 혹시나 해서 가지고 왔던 비상용 슬링-슬링도 아니고 목걸이 같은 걸 달아매는 얇은 끈이었다.-으로 작게 고리를 만들어 그걸 밟고 일어섰다.
-22피치-
직상해서 좌측으로 길게 나있는 언더크랙을 따라가도 되고 왼쪽 아래로 나있는 ledge를 따라가다가 4급 슬랩(5.7)으로 올라가도 되는데 , 이젠 더이상 어렵게 바위를 하면서 가고 싶은 마음이 하난도 없다. 좀 멀어도 쉬운 길을 택하기로 했다. 오를 수있는 슬랩이 언뜻 보기엔 없을 것 같지만 ledge를 따라 한참 아래로 내려가다보면 슬랩 초입이 보인다. 자일 한동으로는 길이가 안되니까 후등자는 21피치 끝에서 바로 주마링을 시작하면 되고, 톱과 세컨드만 자일 한동 더들고 아래로 내려가면 등반이 가능하다.
슬랩은 아주 쉽다. 2미터 높이의 바위가 계단처럼 형성되어 있는 곳이 바로 피치가 끝나는 지점이다.
Half Dome은 그렇게 서서히 막을 내린다.
6시경에 교신이 되었던 지원조 또한 정상에 도착한 모양이다. 반가운 에코소리가 들리고 무전기로 서로 교신이 오갔다. 정상도착시간이 8시나 8시 반경이었을 것이다. 노을이 벌겋게 하늘을 물들임과 동시에 아직 한피치 밑에서 등반할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인제가 노래를 부른다. 갑자기 가슴이 벅차오르면서 코끝이 찡해졌다. 인제에게 노래를 한번 더 불러달라고 했다.
기대하며 올라가서 본 Half Dome의 정상은 좀 실망스럽다. 산정상이 다 그렇지만 이건 너무 황량하다. 우리들 인생이 결국 이런게 아닐까 싶었다.
지원조도 Half Dome정상에 오느라 고생을 했는지 성균이와 희승이가 올라와서는 쓰러져 버렸다.성원이형만 경치가 좋다면서 탄성을 자아낸다.
아무튼 5명이라는 많은 인원이 그것도 여자 신입생인 그림이를 끼고 Half Dome등반을 이틀만에 성사시켰다는 것은 정말 커다란 쾌거라고 자화자찬하고 싶다. 전에 어디에서도 그런 기록을 읽지 못하였다.
텐트사이트까지 내려가려면 너무 멀지만, Half Dome기슭에서 모닥불을 피워 놓고 먼저 내려간 성원이 형과 진욱이가 우리를 반갑게 맞아준다.
** Yosemite 보고서 8월 1일 - 다시 텐트사이트로
하프돔 기슭에서의 기분 좋은 비박을 끝내고 캠프장으로 하산을 시작했다. 고단한 몸이었지만 Nevada Fall과 Vernal Fall 특히 Vernal Fall의 무지게는 모든 피로를 잠시 잊게 해줄만큼 장관이다. 사이트에 돌아와 보니 철의형이 벌써 집으로 돌아가셨단다. 꼭만나서 지난 이틀동안 있었던 등반에 대해 얘기해주고 싶었는데 정말 아쉽다.
경훈이와 효철이, 강우는 Salathe에 고정자일을 설치하기 위해 사이트를 비우고 없었다. 사람이 없는 사이트에 지저분하게 쓰레기가 널려있는걸 보고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쓰레기를 주웠더니 그게 화근이 돼서 저녁에 성균이가 사람들 모아놓고 한소리를 했다. 요는 원정대 전체에 규율이나 위계질서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위계질서는 그렇다쳐도 우리 텐트사이트가 제일 더러워보이는 걸 보니 뭔가 잘못되기 잘못된 것은 사실이었다.
** Yosemite 보고서 8월 2일 - 휴식
휴식일이다. 오늘 하루는 바위 근처에도 가지 않으리라 마음 먹고 아침부터 세탁소에도 가고 그동안 쌓여있던 캔들을 모아 환불받았다.-Yosemite에서는 캔니아 술병을 갖다주면 개당 5센트씩 환불해주는 곳이 있는데 전부해서 $5이상 받을 수 있었다.- $5 받은 것으로 세탁소에도 가고 경훈이와 난 사람이 없는 틈을 타소 세탁소 안에 있는샤워장에서 샤워까지 했다.
여름에 찾아오는 관광객 대부분이 Valley에 있는 여러 편의 시설을 이용하면서 폭포도 보고 물놀이도 하는 사람들이고 그중 10분의 1정도가 trail을 따라 등산을 하는 사람들이다. 또한 등산하는 사람의 다시 10분의 1이 바위를 하러온 사람들이고 바위를 하러온 사람들의 10분의 1정도가 거벽등반을 하는 사람들이다. 결국 1000명중 1명정도가 거벽등반을 하기 위해 Yosemite를 방문했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실제로 거벽에 매달린 사람의 숫자를 헤아려 보면 이게 틀린 계산은 아닌 것 같다.
저녁께에 성원이 형이 차를 운전하고 Yosemite에서 가장 풍광이 좋다는 Glacier Point로 올라갔다. 엽서에 나오는 풍경사진을 찍고 싶은 사람들에게 Glacier Point는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곳이지만 역시 고생해서 올라간 곳이 아니라그런지 내겐 별 감흥이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저멀리 보이는 Sierra Nevada산군 중 이름도 멋있는 Echo Peak과 같은 곳엔 언제 기회가 닿으면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의 일정이 8월 9일 까지 밖에 허락되지 않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다음날 떠나는 성원이형과 밤늦도록 술을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잠이 들었다.